어머님의 비상금
 
마루밑에서 발견한 어머님의 비상금.  젖고 곰팡이 쓴 지폐와 부스러지는 플라스틱 지갑, 깨알같은 가계부. 
어머니가 휴지도, 껌도 반쪽씩 아껴쓰시고, 목욕탕비, 평소에도 남대문 약, 돌아가실 때까지 한약 지어드시며 알뜰하게 모으신 피같은 돈입니다. 
작지만 어머니를 생각하며 쓰셨으면 합니다. 
 

아들아 올핸 꽃풍년

받은편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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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_judy@naver.com

14. 4. 4.
 
에게

쇼 슬라이드 잘 보았다 올핸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온통 꽃 길.  참 좋다.   

장안동에 면목 계천 둑이 있느냐?   

어디고 잘 정비되어 있고 매해 잘 자란 나무들이 한층 더 푸르르더구나.

너의 식구 다가서 꽃 길을 걸었니?   잘했다 .  너도 애미도  로민이도  머릴 좀 식혀야지, 

그리고 에너지 재충전을 해야  잘 살지. 사진엔 작아서 누군지 모르겠고 행인 같기도 하고....
 
 특히 벗 꽃 터널을 볼 때 마다  두 가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기억을 되살려줘 .
 

하나는 아빠와 내 생일날 창덕궁에서의 밤 벗 꽃 놀이에서 결혼을 다짐했고


두 번째는 네 태몽에서도 흐드러진 꽃밭 또는 벗 꽃 길들은 아직도 생생하지 .  


그리고 이 나이되어  아들의 효도를 만끽하며  살아 가는구나.  고맙다.
 

어젠 경기여고 동창회를 다녀왔는데  강남구청역에서 분당선(수원까지 연장)갈아타니 개포역까지 

스트레이트  아주 편하더라. 어딜가도  특히 7호선에선 환승이 용이해 아주 살기 좋다.    

매회 줄어드는 친구들과 일년만에 더 많이 바뀐 모습들에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며 집에 돌아 오는데 

동행하던 친구가 찔뚝 거리며  걸음을  힘겹게 옮기니 마음이 더 안좋더라구,   모두 퇴물이지.  폐기처분만 기다리는 처지야.

그래도  난  떼 빼고 광내니 멀정 해보이는지  아직 젊다는구나.

그래도 점 점 어리 버리 하니까 아빠가 분당선까지 태워주고 가서 잘 다녀왔고   우린 역시  잉꼬부분가보다.


다정한 남편. 효자아들 . 나름 잘 살고 있는 딸들. 수수한 며느리 그리고 똑똑하고  귀여운 손자 .

이만하면  족하구나.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스트레스 덜 받고  잘 지내거라.        
 

                     4월4일   엄마로부터.











old_judy@naver.com

13. 5. 10.
 
에게

사랑하는 아들아

오늘도  예쁜 재롱 귀엽구나.    늘 효도하려 애쓰는 네게 고맙다는 말 밖에... 꽃바구니가 참 곱구나.   잘 감상했다. 


요샌 너무 잦은 날들로  자식에게 부담을 줘 좀 그렇다 . 그리고 뭘 그리 많이  신경 썼느냐. 

엄만 늘 주고만 싶은데  과분하게 받으면 안쓰럽고 가슴이 절여 온단다.

주식이 본전 찾기도 요원해서  베풀 기회가  언제나 올지? 그래도 요며칠 오르는가 하드니 추풍낙엽이다. 

주식으로 돈 벌기는 틀린것  같다. 그래도 롱 런.고 고다.  

너는 날 많이 닮은것 같아. 베풀어야 맘이 편해지는것.   넌 조금 자제해야 될듯싶다.

너무 베풀면 언제 돈 버니.  조금 구두쇠가 되어야 노후 준비에 보탬이 되지. 티끌 모아 태산. 격언 데로다.


어버이날 점심을 마다하고 그냥 보내  미안했다.  둘이 점심 먹고 들어 갔느냐?   

은화를 보면 측은해 진다. 어버이 날엔, 아버지가 저녁에  은화에게 열무김치 맛있게 담갔다고 전화하려 하기에 

내가 말렸다.   왜  일까?.....
 

미연이 편에 최서방이 아주 크고 예쁜 꽃바구니를 보내왔어.

너무 과분한 가격일것 같아  좋기보다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

기분이 앞서는 시기는 지나 현실적인 무드 없는 노인일 뿐이구나.  저녁은 유다까에서  회전초밥을 먹었다.

일식을 할때마다  네가 생각나곤하지.  대식가인 너는 역시 뷔페라야 성이 차지. 언제 시간 있으면 같이 먹자.
 

그리고 큰 이모에게 네가 준 금일봉을 전하려고  전화를 여러번 시도 할때 마다  가입자 사정에 의해 전화를 연결 할수 없다는 멘트가 

반복 되고  정미 휴대폰에 메시지 녹음을 해둬두 무응답이다.  무슨 일인지 몰라. 걱정된다,   언제고  만나면 네 뜻과 정성을 전하마.
 


오늘 하루도 잘 지내거라. 밖엔 여름을 재촉하는 봄비가 조용히 내리는구나.

짜증날 일 있다면 잘 참아내는 하루가 되도록 노력하자.
 

나이가 먹어도 엄마에겐 늘 어린애로 보인다. 귀여운 아들아!   
   
  
 
                        2013.5.10.     엄마로부터.






카네이션 택배를 받았습니다. 

발신지 주소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창한 날에 왜 눈물이 나는지요.


어른들이 떠나며 남긴 말.

“가만히 있으라.”
.
.
.

통신문을 다시 써야 했습니다. 

언제나 곁에 있어줘서 고마운 가족.


너무나 힘들게 떠나간,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

“엄마, 아빠 사랑해요..”


가정의 달, 모두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MK(Mike Ki)올림